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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이야기

스트레칭을 해도 허리가 계속 뻐근한 이유 | 허리 통증 다열근

by tongdoctor 2026. 10. 15.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는데, 하고 나면 잠깐 시원하다가 다시 뻐근해져요."

"검사에서는 큰 이상이 없다는데 왜 계속 불편할까요?"

 

오늘은 이런 허리 불편감을 이해할 때 꼭 알아두면 좋은 근육, 다열근(multifidus)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허리를 붙잡는 '작은 근육'이 있다

허리 근육이라고 하면 보통 등 양쪽으로 길게 뻗은 척추기립근을 떠올리시죠. 그런데 척추 가장 가까이, 뼈 마디마디에 짧게 붙어 있는 근육이 따로 있습니다. 그게 다열근이에요.

 

척추 가시돌기(등 한가운데 만져지는 뼈)를 기준으로 안쪽부터 바깥쪽으로 보면 대략 이런 순서예요.

 

- 가장 안쪽: 다열근

- 그 바깥: 척추기립근 (최장근, 장늑근)

- 더 바깥·앞쪽: 요방형근

 

* 허리 단면 모식도. 척추 가시돌기 바로 옆에 다열근, 그 바깥에 척추기립근, 더 바깥에 요방형근이 위치해요

 

다열근은 허리를 크게 굽히고 펴는 '힘센 근육'이라기보다, 척추 한 칸 한 칸이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 주는 안정화 근육에 가깝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기 직전, 우리 몸이 미리 허리를 단단히 고정하는 데 관여하는 근육이기도 해요.

 

요약: 다열근은 척추에 가장 가까이 붙은 깊은 근육으로, 움직임보다 '버팀'을 담당한다.

 

2. 같은 자세가 길어지면 근육의 '질'이 달라진다

 

다열근은 덜 쓰이면 비교적 빨리 약해지는 근육으로 알려져 있어요. 오래 앉아 있거나, 아플까 봐 허리를 덜 움직이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 근육이 굳고,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 사이에 지방이 끼어드는 변화(지방침윤)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소고기 마블링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쉬워요.

 

근육의 질이 떨어지면 척추를 붙잡는 힘이 약해지고, 그 부담을 바깥의 큰 근육들이 대신 떠안게 됩니다. 큰 근육은 과로하면서 뭉치고(경결), 그게 일정 수준을 넘으면 통증으로 느껴지죠. 아프니까 덜 움직이고, 덜 움직이니 다열근은 더 약해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오래 같은 자세 → 다열근 사용 감소 → 근육 질 저하(지방침윤) → 척추 지지력 저하 → 큰 근육 과부하와 뭉침 → 통증 → 움직임 회피로 다시 이어집니다!

 

다만 한 가지는 정확히 짚고 싶어요. 연구들을 보면 만성 요통 환자에게서 다열근 위축이나 지방침윤이 흔히 관찰되지만, "다열근이 약해서 허리가 아프다"는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리고, 통증 때문에 근육이 덜 쓰여 약해지는 방향도 함께 작동하는 것으로 봐요. 그래서 '근육 하나만 고치면 끝'이라기보다, 악순환의 고리 여러 곳을 같이 풀어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요약: 덜 쓰인 다열근은 질이 떨어질 수 있고, 통증-움직임 감소-근육 약화의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단, 원인과 결과는 양방향이다.

 

3. 침의 시선: 스트레칭이 닿지 않는 곳

스트레칭은 겉의 길고 큰 근육을 늘리는 데는 좋지만, 뼈 가까이 붙은 짧은 근육까지 충분히 자극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트레칭 직후만 잠깐 시원하고 다시 뻐근해지는 이유 중 하나예요.

 

그래서 만성 요통을 볼 때는 '어디가 아픈가'보다 '어떤 움직임에서, 어느 근육이 버티지 못하는가'를 평가하는 데 시간을 많이 씁니다. 숙일 때 불편한지, 젖힐 때 불편한지, 오래 앉았다 일어날 때 불편한지에 따라 관여하는 근육이 달라지거든요. 평가가 정확해야 치료 부위도 줄고, 같은 곳을 반복해서 치료할 일도 줄어듭니다.

 

4. 🧠 마음 시선: "또 아플까 봐"가 만드는 습관

 

심리학에서는 불쾌한 일을 피하는 데 성공할 때마다 그 회피 행동이 더 단단해진다고 설명합니다(회피 학습). 허리가 한 번 크게 아팠던 사람은 숙이는 동작, 무거운 것 드는 동작을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되는데, 피할수록 "역시 피하길 잘했어"라는 안도감이 그 습관을 강화하죠.

 

문제는 이 습관이 다열근 같은 안정화 근육을 쓸 기회까지 줄인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만성 요통 관리에서는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조금씩, 다시 움직여 보는 경험" 자체가 치료의 일부가 됩니다. 예전에 하던 운동이 있다면 강도와 빈도를 절반 정도로 낮춰 다시 시작해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며칠 정도 뻐근할 수 있다는 것도 미리 알아두시면 덜 불안합니다.

 

5. 오늘부터 해볼 3가지

30분마다 일어나 1분 걷기, 버드독 좌우 5회, 브릿지 10회를 시도해보세요 ~

 

1. 30분마다 일어나 1분 걷기 – 같은 자세의 시간을 끊어주는 것만으로도 시작이에요.

2. 버드독 (좌우 5회씩) – 네발기기 자세에서 반대쪽 팔과 다리를 천천히 뻗고 3초 버티기. 허리가 꺼지거나 골반이 돌아가지 않게, 작게 시작하세요.

3. 브릿지 (10회) –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천천히 들었다 내리기. 허리를 과하게 젖히지 말고 엉덩이 힘으로 올리는 느낌으로.

 

모든 동작은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하시고, 하고 난 뒤 다음 날까지 통증이 뚜렷이 심해지면 횟수를 줄이세요.



 

6. 이럴 땐 운동보다 진료가 먼저예요

-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질 때

- 대소변 조절이 어려워질 때

- 열이 나면서 허리가 아플 때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생긴 통증, 특히 고령이거나 골다공증이 있을 때

- 쉬어도 낫지 않고 밤에 오히려 심해지는 통증, 이유 없는 체중 감소가 함께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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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Wang X, et al. Research Progress on the Mechanism of Lumbar Multifidus Injury and Degeneration. 2021. doi:10.1155/2021/6629037 ([PMC 원문](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7936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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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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