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69 어릴 때 두 가지 언어를 배우는 것이 좋을까? (실어증, 언어중의성, 이중언어) 언어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말하는 능력' 정도로만 생각하시나요? 임상에서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된 환자분들을 마주하면, 뇌 손상 부위에 따라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언어를 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언어가 정말 정교하게 뇌에 새겨져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여기에 언어심리학적 관점을 더한다면, 어릴 때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는 게 무조건 좋다는 생각도 완전히 뒤집힐 지도 모릅니다.실어증으로 보는 언어의 뇌 구조인류의 96%는 좌반구에서 언어를 처리합니다. 그 96% 안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두 영역이 있는데, 바로 브로카 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입니다.브로카 영역은 언어의 문법 규칙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을 던질 때 방향, 속도, 팔의 각도를 무의식적으로 계산하듯, 브로카 영역.. 2026. 5. 26. 뇌과학 전공자가 알려주는 장기기억법 (감각기억, 정교화 처리, 응고화) 시험 전날 밤새 반복해서 읽었는데, 다음 날 아침이면 절반 이상 날아가 있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는 특히 한의대 시험기간에 그런 적이 많았는데요, 처음엔 그냥 머리가 나쁜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인지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머리가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구조를 알면, 공부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감각기억에서 장기기억까지, 정보는 어떻게 살아남는가저는 공부할 때 줄 치고 반복해서 읽는 방식을 오랫동안 썼습니다. 그게 당연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허탈하지만 뇌과학적 접근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뇌로 들어오는 정보는 처음에 감각기억(sensory memory)으로 들어옵니다. 여기서 감각기억이란, 눈으로 보고.. 2026. 5. 26. 뇌과학 전공자가 알려주는 빨리 외우는 법 (작업기억, 활성화확산, 장기상승) 새로운 전화번호를 외우려고 애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전화번호 외우는 것을 정말 어려워 하는데요, 뇌과학을 통해 이 현상을 이해해보니, 전화번호 여덟 자리를 외우는 게 정교한 뇌의 메커니즘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기억이라고 하면 보통 "오래 남는 것"만 생각하는데, 실제로 우리가 매 순간 쓰는 건 10초짜리 작업 공간입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확인해보니 꽤 놀라웠습니다. 작업기억이란 무엇인가저는 처음에는 단기기억과 작업기억이 같은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결이 다릅니다.단기기억(Short-term Memory)은 1960년대에 정립된 개념으로, 말 그대로 정보를 잠깐 붙잡아두는 저장소 개념에 가깝습니다. 반면 작업기억(Working Memory)은.. 2026. 5. 26. 내 집중력은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다 ! (주의, 자극 현출성, 여과이론, 중앙주의) 시험기간에 집중하려 할수록 오히려 집중이 안 되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그 원인을 '주의(attention)'의 구조 문제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놀랍지 않나요? 심지어 이 분야는 170년 넘게 연구해온 분야입니다. 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왜 내 집중이 흔들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덜 흔들릴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자극 현출성 —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의를 빼앗기는 이유주의 연구는 1800년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분트(Wilhelm Wundt)의 구성주의로 시작되었고, 이후 하버드의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주의'를 본격적인 연구 주제로 삼았습니다. 제임스는 주의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무대에서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조명이 .. 2026. 5. 25. 행동심리학 vs 인지심리학, 무엇이 더 타당한가 (조건화, 망각곡선, 스키마) 저는 오랫동안 심리학을 "마음을 분석하는 학문"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우리가 매일 겪는 습관이나 기억의 작동 방식이 이미 100년 전에 실험으로 증명된 것들이더군요. 번개가 번쩍이면 몸이 저절로 움츠러드는 것, 밥때가 되면 배가 고파지는 것, 이게 다 논리가 아니라 조건화의 결과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습관도 심리학이라는 것을요.고전적 조건화: 우리 몸은 이미 훈련되어 있다파블로프(Ivan Pavlov)는 원래 소화액 연구자였습니다. 침의 성분을 분석하던 중, 개가 밥을 주는 사람의 발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린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걸 그는 "사이킥 시크리션(Psychic Secretion)", 즉 심리적 분비라고 불렀고, 이후 고전적 조건화(Clas.. 2026. 5. 25. 프로이트 토크테라피의 백그라운드 (무의식, 방어기제, 심리치료)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셨나요? 제가 평소에도 자주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게 얼마나 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깨달았습니다. 차 이름에 자기 이름 철자가 섞여 있으면 더 좋아 보이는 현상, 설명할 수 있으세요? 프로이트가 바꿔놓은 건 바로 그 전제입니다. 인간은 자기 마음을 모른다는 것입니다.무의식, 인간을 조종하는 빙산의 아랫부분윌리엄 제임스나 분트 같은 초기 심리학자들은 모두 철학 기반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면 내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게 당연한 전제였죠. 그런데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등장하면서 그 전제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건 단순했지만 파격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수면 아래 훨씬 거대한 무의식이 우리.. 2026. 5. 25.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