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편향7 뇌가 만드는 착각 (가용성 휴리스틱, 확증편향, 사후예견편향) 주변에서 누군가 자격증 준비를 시작했다는 말을 들을 때, 이상하게 "맞아, 요즘 그게 답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드셨던 적 없으신가요. 저는 그 감각이 꽤 오래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확신의 출처를 되짚어보니 제가 실제로 접한 정보의 80% 이상이 전부 "된다"는 방향으로만 쏠려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우리가 왜 현명하게 살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인지심리학의 렌즈로 들여다본 기록입니다.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곧 진실처럼 느껴질 때2001년 9·11 테러 직후, 뉴욕 여행을 취소한 사람들이 대거 자동차 장거리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그해 미국 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비행기보다 자동차가 훨씬 위험한 이동 .. 2026. 6. 23. 내 착각을 인정해라 : 순진한 실재론 (편향, 집단극단화, 지적겸손) 누군가와 대화하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심리학 자료를 찾다 보니, 그 답이 상대방이 아니라 저한테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믿는 순간, 이미 편향이 시작됩니다.내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착각사회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순진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고 부릅니다. 순진한 실재론이란 자신은 세상을 편견 없이 그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편향되거나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심리적 착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 눈은 정확하고 네 눈은 흐리다'는 믿음입니다.제가 직접 이 개념을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불편했습니다. 왜냐면 저도 정치 이슈나 사회 문제를 놓고 "저 .. 2026. 6. 22. 우리는 타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기본귀인오류, 귀인편향, 상황귀인, 인상형성) 사람의 행동을 보고 "저 사람은 원래 저래"라고 단정 지은 적 있으십니까. 저는 꽤 자주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구조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상황이 아닌 성격 탓으로 돌리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게 단순한 편견이 아니라 거의 고쳐지지 않는 인지 오류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귀인편향: 왜 우리는 행동을 성격으로 읽는가기본귀인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란 타인의 행동을 설명할 때 상황적 요인은 과소평가하고, 그 사람의 내적 성향이나 성격으로 과도하게 귀인(attribution)하는 인지 편향을 말합니다. 여기서 귀인이란 어떤 행동이나 사건의 원인을 찾는 심리적 과정입니다. 쉽게 말해, 누군가 회의.. 2026. 6. 9. 인간은 왜 밥을 세 끼 먹을까? (본질주의적 오류, 사후예견편향, 사법판단) 왜 사람은 하루에 세 끼의 식사를 할까요? 솔직히 속으로 "이거 당연한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는 없었습니다. 제가 '상식'이라 믿어온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얇은 근거 위에 서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의 민낯제가 직접 겪어보니,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믿는 것일수록 그 이유를 물어봤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출근은 꼭 아침에 해야 하는지, 왜 계약서는 반드시 종이에 서명해야 하는지. 막상 "왜요?"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원래 그렇게 하는 거잖아요"였습니다.여기서 핵심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본질주의적 오류(Naturalistic Fallacy)입니다. 본질주의적 오류란, 어떤 것이 "그렇다(is)".. 2026. 6. 1. 통제하는 인간 (통제감, 사회인지, 지적겸손) 왜 여러분은 선물을 하나요? 저는 제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그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저를 더 좋아해 주길 바랐던 겁니다. 결국 선물도 통제의 한 형태였던 셈이죠. 인간의 행동 이면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기제를 사회인지(Social Cognition) 관점에서 풀어본 기록입니다. 통제감이라는 인간의 본능인간에게 통제감(Sense of Control)이란 단순한 욕구가 아닙니다. 여기서 통제감이란 자신이 원하는 일은 일어나게 하고, 원치 않는 일은 막을 수 있다는 심리적 확신을 의미합니다. 태어난 직후부터 이 욕구는 작동합니다. 아기가 우는 행동도 사실은 환경을.. 2026. 5. 31. "이럴 줄 알았어"의 심리 (사후예견편향, hindsight bias, 확증편향) 얼마 전, 축구 경기를 보며 "아, 질 줄 알았다" 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 라는 말, 모두가 참 많이 하는데요, 이건 심리적인 착각입니다. 이 말의 문제는, 그때마다 제가 정말 알았던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과를 본 뒤에야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는 이 현상, 알고 보면 인간 인지의 구조적인 오류입니다. 학문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치명적인 함정이기도 합니다. 알고 있었다는 착각 — 사후예견편향의 실체야구 경기가 끝나고 나면 주변에서 꼭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 당연히 이길 줄 알았지." 제 경험상 이건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경기 전에는 그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는데, 결과가 나오고 나면 다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말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이것이 바로 사후예견편향(hi.. 2026. 5. 2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