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 인간은 왜 밥을 세 끼 먹을까? (본질주의적 오류, 사후예견편향, 사법판단) 왜 사람은 하루에 세 끼의 식사를 할까요? 솔직히 속으로 "이거 당연한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는 없었습니다. 제가 '상식'이라 믿어온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얇은 근거 위에 서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의 민낯제가 직접 겪어보니,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믿는 것일수록 그 이유를 물어봤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출근은 꼭 아침에 해야 하는지, 왜 계약서는 반드시 종이에 서명해야 하는지. 막상 "왜요?"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원래 그렇게 하는 거잖아요"였습니다.여기서 핵심 개념이 등장합니다. 바로 본질주의적 오류(Naturalistic Fallacy)입니다. 본질주의적 오류란, 어떤 것이 "그렇다(is)".. 2026. 6. 1. 통제하는 인간 (통제감, 사회인지, 지적겸손) 왜 여러분은 선물을 하나요? 저는 제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줄 때, 그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저를 더 좋아해 주길 바랐던 겁니다. 결국 선물도 통제의 한 형태였던 셈이죠. 인간의 행동 이면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기제를 사회인지(Social Cognition) 관점에서 풀어본 기록입니다. 통제감이라는 인간의 본능인간에게 통제감(Sense of Control)이란 단순한 욕구가 아닙니다. 여기서 통제감이란 자신이 원하는 일은 일어나게 하고, 원치 않는 일은 막을 수 있다는 심리적 확신을 의미합니다. 태어난 직후부터 이 욕구는 작동합니다. 아기가 우는 행동도 사실은 환경을.. 2026. 5. 31. 우리 뇌는 얼굴인식에 특화되어 있다 (캡그라스 딜루젼, 임사체험) 거울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 있나요? "내가 지금 나를 보고 있다는 게 정말 맞는 건가?"이것은 단순히 철학적 질문이 아닙니다. 우리 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외부 세계뿐 아니라 '나 자신'까지 시뮬레이션하고 있고, 그 회로가 조금만 어긋나도 자아 전체가 흔들립니다.얼굴인식: 뇌가 당신의 할머니를 기억하는 방식아이가 태어난 직후 어떤 자극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지 아십니까. 장난감도 아니고, 소리도 아닙니다. 발달심리학 연구에서 신생아들은 얼굴을 닮은 패턴에 다른 자극보다 훨씬 오래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처음 접했을 때 꽤 오래 멈춰 있었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아이가 '눈은 얼굴의 위쪽에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 이게 단순한 본능이라고 넘기기엔 .. 2026. 5. 28. 눈의 구조와 시각 (foveal vision, 망막, color constancy) 모나리자의 미소를 정면으로 응시하면 그 표정이 오히려 잘 안 읽힌다는 걸,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직접 확인해보고 나서야 "이게 눈의 구조 문제구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본다'고 믿는 것이 실제로는 뇌가 만들어낸 이미지라는 사실, 생각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입니다. 눈의 구조와 망막: 빛이 신호로 바뀌는 과정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눈이 카메라처럼 작동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구조를 하나씩 들여다보면 카메라가 눈을 흉내 낸 것이지 눈이 카메라 같은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빛은 전자기파(electromagnetic energy)입니다. 눈에 들어오는 빛은 400~700nm 파장대의 전자기파로, 그 이하는 자외선, 그 이상은 적외선이라 인간의 눈으로는 감지하지 못합니다. 빛은 각막.. 2026. 5. 28. 청각의 원리로 본 노화와 층간소음 (헤어셀, 노화, 층간소음) 솔직히 저는 할아버지께 말씀드릴 때 왜 크게 말해야 하는지, 그냥 "나이 드셔서 귀가 안 좋아진 거겠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조금 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청각이 노화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그것을 알면 실제로 일상에서 도움이 되는 행동이 달라집니다.헤어셀이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귀 안쪽 달팽이관, 즉 코클레아(Cochlea)에는 헤어셀(Hair Cell)이라는 감각세포가 있습니다. 여기서 헤어셀이란 달팽이관 안을 채운 액체의 진동을 전기신호로 변환해 뇌로 전달하는 청각 수용세포입니다. 이 세포 끝에 붙은 미세한 털 구조인 실리아(Cilia)가 흔들리면서 이온 채널을 열고 닫아 전기신호를 만들어냅니다.문제는 이 헤어셀이 전신에서 단 16,000개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 2026. 5. 28. 인간 감각의 비밀 (절대역치, 베버의 법칙, 맹시) 우리 눈은 생각보다 훨씬 예민합니다. 암흑 속에서 48km 떨어진 촛불을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작 눈앞에 있는 물건을 못 보는 경우가 있다는 걸, 저는 직접 배우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인간의 감각은 정밀한 기계가 아니라, 맥락과 환경에 따라 계속 흔들리는 시스템입니다.절대역치: 감각은 정해진 선이 아니었습니다일반적으로 역치(threshold)라는 개념을 처음 들으면, 어떤 고정된 선이 있어서 그 이상은 감지하고 그 이하는 못 감지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그런데 실제로 공부해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절대역치(absolute threshold)란 특정 자극을 제시했을 때 50%는 감지했다고 응답하고, 50%는 감지하지 못했다고 응답하는 자극의.. 2026. 5. 28.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