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0 내 착각을 인정해라 : 순진한 실재론 (편향, 집단극단화, 지적겸손) 누군가와 대화하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생각하지?"라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심리학 자료를 찾다 보니, 그 답이 상대방이 아니라 저한테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믿는 순간, 이미 편향이 시작됩니다.내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본다는 착각사회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순진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고 부릅니다. 순진한 실재론이란 자신은 세상을 편견 없이 그대로 인식하고 있으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편향되거나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심리적 착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 눈은 정확하고 네 눈은 흐리다'는 믿음입니다.제가 직접 이 개념을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불편했습니다. 왜냐면 저도 정치 이슈나 사회 문제를 놓고 "저 .. 2026. 6. 22. 암기 잘하는 방법 (작업기억, 기억의 종류, 청킹, 지능) 시험 전날 밤, 외워야 할 내용은 산더미인데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느낌. 그 답답함을 저도 시험 기간마다 겪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외우는 방식을 바꾸고 나서부터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그 차이를 만든 것이 바로 '작업기억'과 '청킹'이었습니다. 암기 잘하는 방식,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기억은 하나가 아니다우리는 흔히 기억을 하나의 덩어리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종류가 전혀 다른 기억들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크게 나누면 의식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외현기억(Explicit Memory)과, 의식 없이 작동하는 내현기억(Implicit Memory)으로 구분됩니다.외현기억(Explicit Memory)이란 우리가 의도적으로 기억하고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기억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 2026. 6. 19. 오랫동안 기억하는 방법 : 기억의 단계 (감각기억, 작업기억, 장기기억) 인간의 뇌는 1/4초 만에 눈앞의 장면을 통째로 저장했다가 지워버립니다. 새로운 전화번호, 새로운 주소를 외우다가 그 사실을 몸으로 배웠습니다.감각기억: 1/4초짜리 사진신입생 때 처음 참석한 대면식에서 황당한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선배 계좌번호를 듣고 그 자리에서 외워서 읊는 것이었습니다. 숫자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찍어야지" 하고 집중했을 때는 신기하게도 꽤 길게 기억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으로 하나씩 읊기 시작하는 순간, 뒷부분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제가 기억력이 나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인지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게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걸 알았습니다.이게 바로 감각기억(Sensory Memory)의 특성 때문입니다. 감각기억이란 눈이나 귀로 들어온 자극이 뇌에.. 2026. 6. 18. "유레카!"의 심리과학 : 통찰학습 (잠재학습, 모델링, 관찰학습) 갑자기 어느 순간 깨달은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단 한 번도 정식으로 배운 적 없는데 어느 순간 "아,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감각이 오는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통찰학습(insight learning)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인간의 학습이 반복과 보상으로만 설명된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거든요.유레카 순간은 정말 갑자기 오는 걸까 — 잠재학습"갑자기 떠올랐다"는 말, 정말 믿어도 될까요?통찰학습은 흔히 유레카(Eureka) 학습이라고도 불립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벌떡 일어났다는 그 일화처럼, 어떤 문제의 해결책이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떠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조건화 학습의 기본 전.. 2026. 6. 17. 습관 형성의 심리학 : 강화 스케줄 (고정간격, 변동비율, 습관형성) 시험 끝나는 순간, 교재를 덮고 두 달 동안 펼쳐보지 않은 적 있으십니까? 저는 매 학기 그랬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공부를 완전히 손에서 내려놓고, 기말고사 2주 전쯤 돼서야 다시 책상에 앉았습니다. 나쁜 습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 패턴에는 꽤 정교한 심리학적 설명이 있었습니다. 강화 스케줄(reinforcement schedule)이라는 개념인데, 이걸 이해하고 나서 제 행동 패턴을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왜 시험 전날 밤을 새우는가 — 고정간격 스케줄혹시 평소에는 공부를 전혀 안 하다가 시험 일주일 전부터 미친 듯이 몰아치는 자신을 보고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자책한 적 있으십니까? 그게 사실 의지력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행동심리학에서는 이 현.. 2026. 6. 16. 다섯 번째의 맛, 우마미의 진실 (감칠맛, MSG, 학습된 식성) 맛이 네 가지라고 배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그런데 저는 어느 날 된장찌개를 먹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구수하고 들쩍지근한 맛은 대체 네 가지 중 어디에 들어가는 건지 도무지 설명이 안 됐거든요. 알고 보니 그건 다섯 번째 맛, 우마미였습니다.감칠맛의 정체, 우마미와 글루타메이트우마미(Umami)는 원래 일본어로 '맛있는 맛'이라는 뜻입니다. 1908년 일본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가 처음 이름을 붙였는데, 당시에는 서양 과학계에서 거의 무시를 당했습니다. 그러다 2002년, 네이처(Nature)지에 혓바닥에 실제로 우마미 수용체, 즉 다섯 번째 맛 리셉터(receptor)가 존재한다는 논문이 실리면서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리셉터란 특정 화학 물질을.. 2026. 6. 15. 이전 1 2 3 4 5 6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