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50

기억과 학습 (감각기억, 정교화 처리, 응고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험 전날 밤새 반복해서 읽었는데, 다음 날 아침이면 절반 이상 날아가 있는 경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머리가 나쁜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인지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문제는 머리가 아니라 방식이었습니다.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구조를 알면, 공부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감각기억에서 장기기억까지, 정보는 어떻게 살아남는가저는 공부할 때 줄 치고 반복해서 읽는 방식을 오랫동안 썼습니다. 그게 당연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알고 나서는 꽤 허탈했습니다.뇌로 들어오는 정보는 처음에 감각기억(sensory memory)으로 들어옵니다. 여기서 감각기억이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자극이 아주 짧은 시간 .. 2026. 5. 26.
전화번호 외우는 메커니즘 (작업기억, 활성화확산, 장기상승) 새로운 전화번호를 외우려고 애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전화번호 여덟 자리를 외우는 게 이렇게 정교한 뇌의 메커니즘과 연결될 줄은 몰랐습니다. 기억이라고 하면 보통 "오래 남는 것"만 생각하는데, 실제로 우리가 매 순간 쓰는 건 10초짜리 작업 공간입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확인해보니 꽤 놀라웠습니다. 작업기억이란 무엇인가저도 처음엔 단기기억과 작업기억이 같은 말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결이 다릅니다. 단기기억(Short-term Memory)은 1960년대에 정립된 개념으로, 말 그대로 정보를 잠깐 붙잡아두는 저장소 개념에 가깝습니다. 반면 작업기억(Working Memory)은 1980년대에 베들리(Baddeley)가 이 개념을 확장하면서 나온 용.. 2026. 5. 26.
집중력이 무너지는 이유 (주의, 자극 현출성, 여과이론, 중앙주의) 시험기간에 집중하려 할수록 오히려 집중이 안 되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그 원인이 사실 심리학에서 170년 넘게 연구해온 '주의(attention)'의 구조 문제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저는 꽤 놀랐습니다. 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왜 내 집중이 흔들리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덜 흔들릴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자극 현출성 — 내 의지와 상관없이 주의를 빼앗기는 이유주의 연구는 1800년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분트(Wilhelm Wundt)의 구성주의로 시작되었고, 이후 하버드의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주의'를 본격적인 연구 주제로 삼았습니다. 제임스는 주의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무대에서 배우가 연기를 할 때 조명이 그 배우에게만 밝게 비.. 2026. 5. 25.
습관도 심리학일까? (행동주의 심리학, 고전적 조건화, 망각곡선, 스키마)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심리학을 "마음을 분석하는 학문"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우리가 매일 겪는 습관이나 기억의 작동 방식이 이미 100년 전에 실험으로 증명된 것들이더군요. 번개가 번쩍이면 몸이 저절로 움츠러드는 것, 밥때가 되면 배가 고파지는 것, 이게 다 논리가 아니라 조건화의 결과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꽤 당황스러웠습니다. 습관도 심리학이라는 것을요.고전적 조건화: 우리 몸은 이미 훈련되어 있다파블로프(Ivan Pavlov)는 원래 소화액 연구자였습니다. 침의 성분을 분석하던 중, 개가 밥을 주는 사람의 발소리만 들어도 침을 흘린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이걸 그는 "사이킥 시크리션(Psychic Secretion)", 즉 심리적 분비라고 불렀고, 이후 고전적 조건화(.. 2026. 5. 25.
인간은 자기 마음을 모른다고 말한 프로이트 (무의식, 방어기제, 심리치료)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게 얼마나 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깨달았습니다. 차 이름에 자기 이름 철자가 섞여 있으면 더 좋아 보이는 현상, 설명할 수 있으세요? 저는 못합니다. 프로이트가 바꿔놓은 건 바로 그 전제입니다. 인간은 자기 마음을 모른다는 것입니다.무의식, 인간을 조종하는 빙산의 아랫부분윌리엄 제임스나 분트 같은 초기 심리학자들은 모두 철학 기반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하면 내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게 당연한 전제였죠. 그런데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등장하면서 그 전제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건 단순했지만 파격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수면 아래 훨씬 거대한 무의식이 우리의.. 2026. 5. 25.
기도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상관관계, 무작위배정, 혼입변인) 기도가 실제로 사람의 수명을 늘려준다고 믿으시나요? 저도 한때는 그냥 당연한 것처럼 여겼습니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기도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려 했던 사람들의 연구를 들여다보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훨씬 쉽게 흔들립니다. 더 흥미로운 건, 기도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갈톤의 기도 연구: 왕족은 오래 살았을까19세기 영국의 통계학자 프란체스 갈톤은 다윈의 사촌이자, 당시 기준으로는 굉장히 파격적인 질문을 던진 인물입니다. "기도는 진짜로 효과가 있는가?" 그는 이걸 그냥 믿음의 영역으로 두지 않고, 데이터로 따져보기로 했습니다.갈톤이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영국 왕실의 왕과 왕비는 당시 국민 전체의 기.. 2026. 5. 25.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